2007. 10. 1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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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지음/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어릴 땐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이젠 제목도 생각 안 나는 추리소설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러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만화책으로 넘어갔다가, 어느 순간부터 소설책 위주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소설책에 추리소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그렇게 어릴 때를 제외하곤 추리소설을 멀리하며 지냈다.
언젠가부터 국내서점판매대를 일본소설들이 하나둘 잠식하기 시작하더니,
공습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쏟아지기에 이르렀다.
당연히 양이 많다보니 종류도 다양했다.
추리소설 하면 코난도일이나 애거서크리스티정도만 알고 있던 내 눈에도,
점점 일본추리소설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읽지는 않았다.
왠지 적응이 안 될 듯하였기에.
그러나 히가시노게이고의 <용의자X의헌신>이라는 책을 접했다.
추리소설매니아들에겐 평이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지만, 난 재밌게 보았다.
사실 추리소설을 가장한 연애소설에 가까웠던 느낌이다.
암튼 '추리소설을 가장한 연애소설' 느낌을 받은 그 책에 이어,
왠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책이 있었다.
바로.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뭔가 서정적인 분위기의 제목.
거기에 '이 미스테리가 대단하다' 1위 수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
'본격미스터리대상' 수상
등등의 여러 수상이력이 눈길을 끌었다.
연애소설을 가장한 추리소설인가?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 책을 펼쳤다.
책을 구입하기 전에 이 책에 대한 평을 몇 개 봤는데,
굉장한 호평들이 많았다.
그래서 꽤나 기대를 했다.
어릴 때 이후로 본격미스터리(?)를 처음 접하는 듯했으니까.
각설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실.망.
뭐랄까...
이 책이 미스터리 관련 상을 휩쓸었다는 것에 실망스러웠다.
물론 이 정도의 이야기를 쓰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대체 이 책은 뭔가 싶다.
미스테리?
시작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파헤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허무하다.
추리?
말 그대로 그런 사건을 추리하는 재미가 있어야 할 텐데..
이건 뭐 추리할 껀덕지가 없다.
문제집에서 볼 수 있는 정답과 해설의 해설부분처럼..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친절하게 다 까발려준다.
대체 왜 이 책에 있는 반전이 부각되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반전이 없다.
그냥 자연스레 그렇게 생각할 법한 내용인데,
뭔가 대단한 것이 밝혀진 것처럼 갑자기 썰을 풀기 시작한다.
맥 빠지게 하는 시점이다.
흠..
미스테리를 많이 접해 본 사람일수록 더욱 쉽게 걸려드는 덫이었던 걸까?
워낙 미스테리를 접해보지 않은 나였기에, 작가가 설치한 덫에 걸려들지 않았던 것일까?
쩝..
나름대로 후반부까진 호기심에 열심히 읽었는데..
추리를 하는 재미도 있었는데..
반전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
결국
추리를 하는 재미도..
미스테리에 대한 호기심도..
반전에 대한 기대도..
하나도 속시원하게 만족시키지 못한 작품이다.
다시 말하자면 미스테리소설을 거의 처음 접하다시피 한 내게 있어서는,
미스테리라는 장르의 재미를 못 느끼게 한 책이다.
평점 ★★★
인상깊은 구절 ㅡ
좋아하는 사람이 죽으면 가슴이 미어질 거야.
그런 상처는 쉽게 아물지도 않아.
그 사람이 사랑하는 여자라면 상처는 더 오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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